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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빨강머리 앤은 길버트와 결혼 했을까?
    영화 이후, 이야기 2020. 10. 14. 00:36

    캐나다 프린스 에드워드 섬에 있는 에이번리 마을의 초록 지붕 집에 사는 매쉬와 마릴라 커스버트 남매 어른이 살고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매쉬의 농사일을 도울 남자아이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마릴라는 고아원에 아이를 부탁하지만, 중간에 착오가 생겨 여자아이 앤 셜리가 오게 됩니다. 여자아이를 키울 생각이 없었던 마릴라는 앤을 돌려보내려 하지만, 앤의 매력에 반해 결국 마음을 바꿔 앤을 키우기로 하고 이후 일어나는 이야기를 다루는 일종의 성장 드라마입니다.


    빨강머리 앤은 사실 초록지붕 집의 앤(ANNE OF GREEN GABLES)이 원제인데요. 일본에서 번안되어 지어진 이름이 그대로 우리나라에 까지 이어진 것입니다. 그래도 초록지붕 집의 앤보다는 빨강머리 앤이 더 잘지어진 이름 같습니다. 앤은 이름처럼 빨강머리에  깡마르고 주근깨 투성이로 묘사되어 있는데요.  서양에서는 빨강머리일수록 주근깨가 많다는 속설이 있는데, 빨강머리에 주근깨를 가진 백인을 진저(Ginger)라고도 비하해서 부르기도 합니다. 주근깨 투성이에 못생김에 안경, 치아에는 교정기까지 다 갖추어 교실 내 양아치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캐릭터로 다른 미드나 영화에서 종종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앤을 놀린 길버트가 양아치라는 것은 아니고요. 우리의 앤도 학교에서 길버트가 외모를 놀리자, 역시 남다른 앤은 길버트의 뚝배기를 깨버립니다.  


    빨강머리는 유럽내에서도 그 수가 적은 편인데요. 네덜란드에서는 매년 9월 빨강머리를 가진 사람들만 이 모여  이틀간 축제를 열기도 하는데요. 물론 머리 전체가 빨강이 아닌 부분 빨강도 인정해 준다고 합니다. 보통 빨강머리 앤 만화 애니메이션 혹은 동화 초록 지붕 집에서 살게 된 소녀 앤이 어엿한 숙녀로 자라 에이번리 학교의 교사가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그런데 사실 그 이후 이야기가 훨씬 많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하게 동서문화사에서 유일하게 올 컬러 완역본이 나와있습니다. 

     


    1. 빨강머리 앤 (Anne of Green Gables), 1908
    11~16살의 앤이야기로, 고아 앤이 그린 게이블즈에 와서 한 사람의 여성 숙녀로 성장하기까지 그린 내용으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만화에서 보던 그 빨강머리 앤입니다.

     
    2. 애이번리의 앤(Anne of Avonlea), 1909
    16세~18세의 시절로 앤이 에이번리 초등학교의 교사로 재직하면서 지낸 때의 이야기입니다. 길버트와 의 인연이 점점 깊어지는 내용이 있습니다. 그 당시에는 10대 때 학교 선생님이 되는 일이 흔했다고 하네요. 우리가 화학 시간에 배운 
    주기율표를 만든 영국의 돌턴같은 경우는 15살에 고등학교 교장이 되기도 했습니다. 


    3.  레드먼드의 앤 (Anne of the Island), 1915
    18~22살의 엔의 이야기로 앤이 대학에 진학하여 겪는 일이 나와있는데 부자 청년에게 프러포즈를 받기도 하지만 드디어 길버트의 고백을 받아줍니다.

     

    4. 윈디 윌로우즈의 앤 (Anne of Windy Poplars), 1936
    22~25살의 앤시절이야기로 길버트와 약혼한 앤이 윈디 윌로우즈에 하숙하면서 서머사이드 고등학교의 교장으로 부임해서 겪는 에피소드가 나왔었습니다. 20대에 고등학교 교장이라니 장하다 앤! 저는 그 나이에 강원도 군대에서 눈 쓸고 있었습니다.

     

    5. 꿈의 집의 앤 (Anne's House of Dreams), 1917
    25~27살 이야기로 길버트와 결혼한 앤이 에이번리를 떠나 포 윈즈라는 항구마을에 정착하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사실 여기까지가 몽고메리 작가의 앤시리즈 3부작입니다. 이후부터는 물론 앤이 나오지만  조금 비중이 바뀌게 됩니다.


    6. 잉글사이드의 앤 (Anne of Ingleside), 1939
    34~40세의 앤이야기로 신혼집에서 잉글 사이드라는 이름의 저택으로 이사한 앤이 6남매를 기르는 이야기입니다. 앤은 원래 어린 시절부터 아이들을 잘 돌봤던 앤 이어서 인지 아이들을 사랑으로 잘 성장하게 합니다. 앤은 총 7명의 아이들을 가졌는데, 첫딸 조이스 블라이스는 새벽에 태어나서 바로 죽게 되는데, 죽은 첫 딸은 항상 앤의 마음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큰 아들, 제임스 매튜  블라이스 
    둘째 아들, 월터 커스버트 블라이스
    앤  & 다이애나 블라이스(쌍둥이 자매) 이름에서 보듯 앤과 영원한 친구 다이애나의 이름을 따서 지었습니다. 
    셋째 아들, 셜리 블라이스 
    그리고 막내딸, 버사 마릴라 블라이스

    세 아들 모두 1차 세계대전에 참전하였는데 그 가운데 첫째아들은 부상 후 실종되었다가 돌아와 결혼을 하지만 둘째 아들은 전사하게 됩니다. 셋째는 공군에 지원합니다. 

    ■길버트 블라이스: 앤을 홍당무라고 놀렸다가 뚝배기 당한 첫인상은 별로 좋지 못했지만  앤과 길버트는 어른이 되었을 때 서로에 대한 감정을 확인하면서 연인관계로 발전하고 남편이 됩니다. 선생님이 되려 하였다가 나중에 외과의사가 됩니다.  


     앤의 영원한친구 다이애나 배리:  과수원을 운영하는 농민인 배리 씨 댁 외동딸이다. 앤과 가장 친한 친구이다. 앤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주고, 앤이 퀸즈 아카데미 시험에 붙자 매우 기뻐한다. 앤은 다이애나도 자신처럼 퀸즈 아카데미에서 공부하기를 바랐지만, 여성의 교육을 원하지 않는 부모의 성차별로 뜻을 이루지 못한다. 앤이 매우 안타까워하였는데 시간이 흘러 학교 공부가 조금 부족한 다이애나와 대화를 할 때 아무래도 이제 서로 맞지 않게 된 점에 대해 매우 슬퍼하는 대목이 있습니다.  

    7. 무지개 골짜기 (Rainbow Valley), 1919 
    41세의 앤이야기로 시간상으로는 잉글 사이드의 앤의 뒷부분으로 아이들의 이야기가 주로 있습니다.  


    8. 잉글사이드의 릴라 (Rilla of Ingleside), 1921 
    48~52세의 앤 시절로 사실 주인공은 앤 이라기보다는 그녀의 막내딸 마릴라의 이야기가 주로 1차 세계 대전에 나가는 오빠들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9. 앤의 추억의 나날 (The Blythes Are Quoted), 2009 
    앤 시리지의 외전격인 작품으로 본래는 몽고메리 작가가 죽고 가족들이 1942년 출판사에 보냈지만 알 수 없는 이유로 출판이 무산되고 훗날 출판이 된 책으로 몽고메리 여사가 2차 대전이 끝나는 것을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서 종전 이야기는 빠져 있습니다.  

    0. 빨강머리 앤이 어렸을 적에 (Before Green Gables), 2008

    여기까지가 몽고메리 작가가 쓴 이야기이고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빨강머리 이야기 탄생 100주년을 맞이하여, 앤 시리즈의 제일 최근 작품. 빨강머리 앤의 어린 시절을 그린 작품으로, 태어날 때부터 커스버트 집안에 입양되기 직전까지의 이야기로 6~11살 때의 이야기입니다. 앤이 처음 마릴라에게 들려준 어린 시절 이야기의 확장판으로 비록 몽고메리 작가가 쓴 것은 아니지만 루시 M. 몽고메리 협회와 캐나다 정부에 의해 앤의 공식 시리즈로 인정된 작품이다. 캐나다의 유명 여성 작가 버지 윌슨이 썼기에, 문체나 작품의 분위기는 원래의 빨강머리 앤 하고는 다릅니다.  
    애니메이션 "안녕, 앤은 이 작품을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어릴 적 몽고메리
    빨강머리앤을 집필한, 몽고메리 작가


    빨강머리앤을 쓴 작가 몽고메리는 빨강머리 앤의 고장 프린스 에드워드 아일랜드에서 태어나고 2살 때 어머니의 별세로 외조부모님 손에서 자랐습니다. 이후 빨강머리 앤에 등장하는 퀸즈 학교의 모델이 되는 샬럿타운과, 프린스 오브 웰일즈 대학교를 졸업하고 교사생활을 잠시 하다가 외할아버지를 돕기 위해 다시 고향으로 돌아갑니다. 빨강머리 앤은 작가의 자건적 경험으로 쓴 소설입니다. 그런데 빨강머리 앤이 동화로 분류되어 있어 일반 도서관에는 없고 어린이 도서관에 가야 빌릴 수가 있더라고요. 분량이 상당해서 초등학생은 읽기 어려울 것 같은데 혹시 찾는 분들은 일반 도서관이 아닌 어린이 도서관을 찾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후 몽고메리는 맥도널드 목사와 결혼한 이후에도 앤과 관련된 소설을 계속 집필하였습니다. 처음에는 자신의 이야기를 [골든 캐럴]이라는 제목으로 적었다가 여러 출판사에서 거절당하고 있던 중에 우연히 이블린 네스빗이란 여성 사진을 매트로 폴리탄 매거진에서 보게 됩니다. 그 여성 사진을 보고 영감이 떠올라 밋밋했건 주인공 대신 저 사진의 소녀처럼 상상력이 풍부하고 배짱 있어보이는 주인공으로 탈바꿈하고 출판사에 보냈다가 다시 거절당하고 원고를 태워버릴까 하다가 그냥 놔두고 잊고 지냅니다.   

    고양이, 데피


    평소 고양이 애호가 였던 몽고메리는 생전에 3마리를 키웠는데 특히 쓰레기장에서 죽어가던 고양이를 데려와 키운 데피라는 고양이를 무척이나 예뻐했다고 합니다. 하루는 데피가 불러도 오지 않고 원고 더미에서 꼼짝을 안 하고 있어서 억지로 들어 올리다가 원고들이 떨어졌는데 자세히 보니 몇 해 전에 쳐박아 둔 "빨강머리 앤" 이야기였습니다.  2년이 지나 다시 읽어보니까 재밌는 거 같아서 다시금 출판사에 보내게 되었고 500달러의 인세를 받고 1908년 첫 작품 빨강머리 앤이 출간됩니다. 


    작중에 등장하는 초록색 지붕(그린 게이블즈, Green Gables)는 실존하는 곳입니다. 원래 맥네일 가족의 농장이었는데, 이들은 빨강머리 앤의 작가인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사촌입니다. 이런 인연 때문에 빨강머리 앤의 가장 중요한 장소가 되었고, 작품이 유명해지면서 실존하는 그린 게이블즈는 1930년대에 관광지가 되었습니다. 캐나다의 국가 사적지로 지정되어 있을 정도로 인지도가 높은 곳입니다.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그린 게이블즈는 이 집을 모델로 했고, 덕분에 관광객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요 저도 기회가 되면  언젠가 한 번 꼭 가보고 싶네요. 지금부터 적금 부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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