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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왕과 나" 실제인물과 태국에서 상영금지 이유
    영화 이후, 이야기 2020. 10. 7. 03:11

    영화 "왕과 나"는 1860년대 시암의 국왕 라마 4세 아이들 가정교사였던 애나 레오노웬스의 자전적 이야기 《시암 궁전의 여자 영어 가정교사》을 소재로 만든 뮤지컬을 영화화하였습니다. 애나 레오노웬스는 남편인 토마스 레오노웬스와 함께 일찍부터 영국을 따나 호주와 말레이시아에서 생활을 하였습니다. 그러던 와중 남편이 페낭에서 갑자기 죽자 싱가포르를 거쳐 태국으로 왕실에서 교사로 근무하게 됩니다.   이 영화의 스토리 여러 측면에서 사실과 달라 태국에서는 왕실 모독죄가 적용이 되어서 영화 상영이 금지되어 있는데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이 국왕과의 썸입니다. 

    레오노웬스


    게다가 본인은 자랑으로 여겼다고 하지만 안나가 라마 4세와 사랑을 나눴다는 기록은 그녀 본인의 주장 외에는 없습니다. 당시 서양에서도 이부분을 수상하게 여겨 그녀에게 진실을 묻고자 찾아오자 화만 내고 피해 다녔다고 하는데 좀 의심이 들죠? 그 외에도 라마 4세와 태국 왕실을 우스꽝스럽게 묘사한 부분들이 같은 아시아인이고  태국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좀 보기에 조금 불편한 마음이 생기기도합니다. 


    결정적으로 영화에서 처럼 왕이 죽었을 때 무슨 연인마냥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사실 그때 그녀는 태국에 있지도 않았습니다. 1868년에 건강상의 이유로 영국으로 휴가가 있었습니다.  그녀는 총 1862년부터 1868년까지 6년간 태국에서 머물렀는데요. 초기에는 가정교사였지만 나중에는 왕의 언어 비서로 일했습니다. 왕이 죽고 나서도 일을 하고 싶었지만 뒤이어 왕이 된 라마 5세는 따뜻한 편지를 보내는 등 우호적으로는 대했지만 채용은 허락하지는 않았습니다. 


    1946년 처음 영화가 만들어 지지만 흥행과 비평에서 모두 실패를 하고 우리에게 잘 알려진 율브리너와 데보라 커의 1956년이 크게 히트를 칩니다. 율브리너느 이 작품으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게 됩니다. 이후 1972년 다시 한번 율브리너 주연으로 드라마까지 나왔지만 드라마는 실패하게 됩니다.  이후 1999년 주윤발 조지포스터의 앤나앤 킹 이름으로 다시 한번 나왔지만 이전만큼 크게 흥행을 하진 못했습니다. 

    영화 속 실제 인물 라마4세

    짜끄리 왕조 첫번쨰 왕 라마 1세의 손자이자 라마 2세의 적장자로 아버지가 죽은 이후 그가 왕위를 물려받았어야 했지만, 당시 귀족들은 후궁의 자손인 낭클라오 (라마 3세)를 왕으로 만들어 라마 4세는 47살에 왕위에 올랐습니다. 그때까지는 그는 태국 왕실 전통에 따라 불교 사원에서  승려생활을 하며 지냈습니다. 영화에서는 성격이 괴팍하고 잔인하고 방종하게 그렸지만 실제로는 왕이 되기 전 27년간 승려생활을 해서인지 성격이 무척 너그러웠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1960년 미국을 방문한 푸미폰 국왕 라마 9세는 영화 내용이 90% 과장된 것 같았습니다. 제 증조부는 정말 온화하고 착한 사람이었습니다 라고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푸미폰 국왕 라마 9세


    (라마 4세, 1804~1868년, 재위: 1851~1868년) 그 이전까지 태국은 과거 전통적인 국가시절 다름이 없었지만 라마 4세 이후 태국은 변혁의 소용돌이를 맞이하게 됩니다.  그가 왕위에 오른 후 국제정세는 서구 열강의 식민지배가 더욱 기승을 부려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이안마등 동남아시아 대륙 곳곳에 서구 세력이 미치게 되었고, 버마(미얀마)와 청나라가 영국 군대에 의해 굴복하는 것도 보았고 이미 무력으로는 영국 같은 서구세력을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았습니다. 

    라마 4세는 독립을 유지하기 위해 강제 침략을 당하기 전에 스스로 자진해서 서양세력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하였고 1855년 4월 18일 최초의 불평등 조약 바우링 조약을 맺었습니다. 영국에 이어 미국, 프랑스 덴마크 독일등 13개국과도 조약을 체결하였는데, 다른 아시아 국가와 달리 전쟁에서 진 이후 한 것이 아니었기에 그래도 약소국의 실리를 추구해낸 성과였습니다. 결국 라오스, 캄보디아 미얀마등의 국가들이 서구 열강의 식민지배를 받을 당시 태국은 주권을 지킬 수 있었습니다. 


    그 밖에도 근대화 개혁에 착수하여, 왕족에게 엎드려 절하는 ‘부복제’를 없애고 교통 통신 시설의 개선, 불교뿐 아니라 모든 종교에의 관용, 강제 노역의 축소, 최초의 영어 교육 실시, 군대 조직의 개편을 통한 육해공군의 현대화, 경제 안정을 위한 화폐개혁 및 천문학을 비롯한 과학 진흥에 노력하였습니다.

    라마 4세


     태국의 근대화를 이끌어 서구의 식민 정책을 극복하고 독립을 지켜낸 왕으로 후대에 추앙받는 라마 4세가 한가하게 서양 여자와 사랑에 빠졌다고 표현을 하니 태국에서 상영금지가 내려질 수도 있겠구나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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